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1장 성경

1. 본성의 빛, 그리고 창조와 섭리의 사역은 하나님의 선하심과 지혜와 능력을 너무나 분명하게 드러내기 때문에 사람에게 변명의 여지를 주지 않지만1), 이것들이 구원 얻기에 필요한 지식, 곧 하나님과 그분의 뜻에 대한 지식을 충분히 베풀지는 않는다.2) 그래서 주님께서는 기꺼이 여러 부분과 여러 모양으로 자기 자신을 계시하시고 교회를 향한 자기의 뜻을 선포하셨다.3) 그리고 그 후에는 진리를 보다 더 잘 보존하고 보급하며, 육신의 부패와 사탄과 세상의 악의를 대항하여 교회를 보다 확실하게 세우고 위로하실 목적으로 그 동일한 내용을 전부 기록하게 하셨다.4) 이는 성경을 절대적으로 필요하게 만든다.5)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에게 자기 뜻을 계시하시는 이전 방식은 이제 중단되었다.6)
2. 성경 또는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에는 구약과 신약의 모든 책들이 들어있으니, 다음과 같다.
구약: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 여호수아, 사사기, 룻기, 사무엘상, 사무엘하, 열왕기상, 열왕기하, 역대상, 역대하, 에스라, 느헤미야, 에스더, 욥기, 시편, 잠언, 전도서, 아가, 이사야, 예레미야, 예레미야애가, 에스겔, 다니엘, 호세아, 요엘, 아모스, 오바댜, 요나, 미가, 나훔, 하박국, 스바냐, 학개, 스가랴, 말라기.
신약: 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 요한복음, 사도행전, 로마서, 고린도전서, 고린도후서, 갈라디아서, 에베소서, 빌립보서, 골로새서, 데살로니가전서, 데살로니가후서, 디모데전서, 디모데후서, 디도서, 빌레몬서, 히브리서, 야고보서, 베드로전서, 베드로후서, 요한1서, 요한2서, 요한3서, 유다서, 요한계시록.
하나님께서는 이 모든 책을 영감하시고 믿음과 생활의 법칙이 되게 하셨다.7)
3. 보통 외경(外經)이라 부르는 책들은 하나님의 영감으로 되지 않았으니 정경에 속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교회에서 어떤 권위도 없으며, 사람의 다른 글들 이상으로 달리 인정하거나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8)
4. 성경을 믿고 순종해야만 하는 권위는 어떤 사람이나 교회의 증거가 아니라 저자이고 진리 자체이신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존한다. 그러므로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에 받아들여야 한다.9)
5. 우리는 교회의 증거로 감동과 인도를 받아 성경을 높게 인정하고 존중할 수 있다.10) 또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임을 풍성하게 자증하는 논거로는, 내용의 천상적 성질, 교리의 유효성, 문체의 장엄성, 모든 부분의 일치,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는) 전체의 의도, 구원의 유일한 길을 완전하게 전개하는 방식, 비할 바 없는 수많은 탁월성과 성경의 전적 완전성 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오한 진리와 성경의 신적 권위에 대한 완전한 설복과 확신은 말씀을 수단으로, 또한 그 말씀과 더불어 우리 마음에 증거 하시는 성령의 내적 사역에서 온다.11)
6. 하나님의 자기 영광과 사람의 구원 그리고 믿음과 생활에 필수불가결한 모든 일들에 관한 하나님의 협의 전부는 성경에 명시적으로 기록되어 있거나, 합당하고 필연적인 추론을 통하여 성경에서 이끌어낼 수 있다. 이 성경에다 성령의 새로운 계시이든 사람의 전통이든 어떤 것이라도 어느 때에라도 덧붙여서는 안 된다.12) 그럼에도 우리는 말씀에 계시된 바를 이해하여 구원에 이르게 하는 데에 성령의 내적 조명이 필수불가결함을 인정한다.13) 또한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 교회의 치리, 인류의 행위와 공동체에 공통적인 사안 등은 항상 준수해야 하는 말씀의 일반 법칙들을 따라, 본성의 빛과 신자의 분별력으로 규정해야 한다.14)
7. 성경에 있는 모든 것은 자체로서 똑같이 명백하지도 않으며 만인에게 똑같이 분명하지도 않다.15) 그러나 구원을 위하여 반드시 알고, 믿고 준수해야 할 바는 성경의 여러 곳에 아주 분명하게 공표되었고 열려 있기 때문에 배운 자든 못 배운 자든 통상적인 방편을 합당하게 사용하여 충분하게 이해할 수 있다.16)
8. 히브리어(하나님의 옛 백성의 모국어)로 된 구약과 헬라어(신약 기록 당시에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진 언어)로 된 신약은, 하나님께서 직접 영감하셨고 비상한 보호와 섭리로 모든 시대에 순수하게 보존하셨기 때문에 진정하다.17) 그래서 종교의 모든 논쟁에서 교회는 구약과 신약에 최종적으로 호소해야 한다.18) 그러나 성경에 대한 권리와 흥미를 가지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가운데 성경을 읽고 공부할 명령을 받은 하나님의 백성이 다 성경 원어를 알지는 못하기 때문에,19) 성경을 그들이 속한 각 민족의 대중어로 번역해야 한다.20) 그러면 하나님의 말씀이 그들 가운데 풍성하게 거하여서 그들은 하나님을 합당한 방식으로 예배하고,21) 또 인내와 성경의 위로를 통하여 소망을 가질 것이다.22)
9. 성경을 해석하는 정확무오한 법칙은 성경 자체이다. 그러므로 어떤 성경 구절의 참되고 완전한 의미(여럿이 아니고 하나이다)에 대하여 의문이 있다면, 보다 분명하게 말하는 다른 구절을 가지고 살피고 깨달아야 한다.23)
10. 종교의 모든 논쟁들을 결정하고, 교회회의의 모든 결의, 고대 저자들의 견해, 사람의 교리와 사사로운 영들을 분별하고 우리가 그 판결을 승복할 수밖에 없는 최고의 심판자는 성경에서 말씀하시는 성령뿐이시다.24)


2장 삼위일체 하나님

1. 살아계시고 참되신 하나님은25) 한 분만 계신다.26) 이 하나님께서는 존재와 완전하심이 무한하시고,27) 지극히 순수한 영이시며,28) 보이지 않으시고,29) 몸이나 지체가 없으시며,30) 정욕도 없으시고,31) 불변하시며,32) 광대하시며,33) 영원하시고,34) 불가해하시며,35) 전능하시고,36) 지극히 지혜로우시며,37) 지극히 거룩하시고,38) 지극히 자유로우시며,39) 지극히 절대적인 분이시다.40) 자기의 영광을 위하여41) 스스로 가지신 불변하시고 지극히 의로우신 뜻의 협의들을 따라 모든 일을 행하신다.42) 지극히 사랑이 많으시며,43) 은혜로우시고, 자비로우시며, 오래 참으시고, 선과 진리가 풍성하시고, 악과 허물과 죄를 용서하신다.44) 자기를 열심히 구하는 자들에게 상급을 주시는 분이시다.45) 그럼에도 심판에서 지극히 공의롭고 두려우신 분이시며46), 모든 죄를 미워하고47) 범죄자를 결코 간과하지 않으신다.48)
2. 하나님께서는 스스로 모든 생명,49) 영광,50) 선하심과51) 복을 자기 안에 가지고 계신다.52) 또한 홀로 자기에게 자족하시며, 자기가 만드신 어떤 피조물을 필요로 하지 않으시며,53) 저들로부터 어떤 영광도 얻어내지 않으시고54) 자기 영광을 피조물 안에서 피조물을 통하여 피조물에게 나타내실 뿐이다. 하나님께서는 만물의 유일한 근원이시니,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께로 돌아간다.55) 만물 위에 주권적 지배권을 가지시고 자기가 기뻐하시는 바를 만물을 통하여, 만물을 위하여 만물 위에 행하신다.56) 그분 앞에는 만물이 열려있고 명백하다.57) 그분의 지식은 무한하고, 무오하며, 피조물에 의지하지 않으시니,58) 어떤 것도 우연적이거나 불확실한 것이 없다.59) 그분은 모든 협의, 모든 행사와 모든 명령에서 지극히 거룩하시다.60) 천사와 사람과 다른 피조물들은 그분이 받으시기를 기뻐하시는 여하한 예배, 경배와 순종이라도 돌려드려야 한다.61)
3. 신격의 일체로 한 실체와 능력과 영원의 삼위가 계시니, 곧 성부 하나님, 성자 하나님, 성령 하나님이시다.62) 성부께서는 태어나지도 않고 나오지도 않으시며, 성자께서는 성부로부터 영원토록 태어나시고,63) 성령께서는 성부와 성자로부터 영원토록 나오신다.64)


3장 하나님의 영원 작정

1. 하나님께서는 일어날 모든 일들을 영원부터 지극히 지혜롭고 거룩하신 뜻의 협의로 자유롭고 불변하게 정하셨다.65) 그렇다 하여도 하나님께서는 죄의 조성자가 아니실 뿐만 아니라,66) 피조물의 의지에 폭력을 가한 것도 아니시며, 제2원인자들의 자유나 우연성을 제거하지 않고 오히려 세우신다.67)
2. 하나님께서는 예상되는 모든 형편에서 일어나겠거나 일어날 수 있는 바를 아시지만,68) 장래를 내다보시거나 그런 형편에서 일어날 것이라는 것을 미리 보셨기 때문에 그것을 작정하지는 않으셨다.69)
3. 하나님께서는 자기 영광을 나타내시려고 자기의 작정으로 어떤 사람과 천사는70) 영생으로 예정하셨고, 다른 이들은 영사(永死)로 정하셨다.71)
4. 이렇게 예정하고 미리 작정하신 천사들과 사람들은 개별적이고 불변하게 지정 받았다. 그래서 그들의 수효는 고정되고 한정되었기 때문에 증감될 수 없다.72)
5. 하나님께서는 생명으로 예정된 자들을 세계의 기초를 놓으시기 전에 자기의 영원하고 불변한 목적과 자기 뜻의 숨겨진 협의와 선한 기쁘심을 따라 그리스도 안에서 영원한 영광에 이르게 선택하셨으니,73) 그들에게서 믿음이나 선행이나 견인(堅忍)을 미리 보심이 없이, 혹은 피조물에게 있는 어떤 자질이나 조건도 자기를 움직이게 하는 원인으로 삼지 않으시고,74) 너그러운 은혜와 사랑만으로 하시되 이들이 자기의 영광스러운 은혜를 찬양하게 하셨다.75)
6. 하나님께서 피택자(被擇者)들을 영광에 이르도록 지명하심과 동시에, 그 영광에 이르는 모든 방편들도 자기 뜻의 영원하고 지극히 너그러운 목적에 따라 미리 정하셨다.76) 그리하여 아담 안에서 타락했으나 피택자들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구속함을 받으며,77) 적절한 때에 역사하시는 성령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를 믿도록 효력 있는 부르심을 받는다. 이들은 성령의 능력으로 말미암아 구원에 이르는 믿음으로 말미암아78) 의롭다 함을 받고 자녀로 입양되어 거룩하여지고 보호받는다.79) 피택자들 외에는 누구도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구속함을 받거나, 효력 있는 부름을 받거나, 의롭다 함을 받고 자녀로 입양되어 거룩하게 되거나 구원을 받지 못한다.80)
7. 나머지 인류를, 하나님께서는 스스로 기뻐하시는 대로 자비를 베푸시거나 그 자비를 거두시는 자기 뜻의 측량할 수 없는 협의를 따라, 만물 위에 가지신 자기의 주권적 능력의 영광을 위하여, 자기의 영광스러운 공의가 찬양받도록, 그들을 지나쳐버리시고 그들이 자기들의 죄로 인해 부끄러움과 진노에 떨어지도록 정하시기를 기뻐하셨다.81)
8. 이처럼 고귀한 신비를 담고 있는 예정 교리는 특별한 분별력과 신중함으로 다루어야 하며,82) 말씀에 계시하신 하나님의 뜻을 주목하고 그것을 순종하는 자는 효력 있는 소명의 확실성으로부터 자신의 영원한 선택을 확신할 수 있다.83) 그리하여 이 교리는 하나님께는 찬양과 경외와 칭송의 재료가,84) 복음을 신실하게 순종하는 모든 자들에게는 겸손과 부지런함과 풍성한 위로의 재료가 될 것이다.85)


4장 창조

1.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께서는86) 자기의 영원한 능력과 지혜와 선하심의 영광을 나타내시기 위하여,87) 태초에 세상과 그 가운데 있는 보이는 것이나 보이지 않는 만물을 엿새 동안 선하게 창조하시기를, 혹은 무(無)로부터 지으시기를 기뻐하셨다.88)
2. 하나님께서 다른 만물들을 창조하시고 나서,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89) 이성적이고 불멸적인 영을 구비하도록 창조하시고,90) 자기 형상을 따라 지식과 의와 참 거룩함으로 입히시어,91) 저들의 마음에 하나님의 법을 기록하시고92) 그것을 수행할 수 있는 힘도 주셨다.93) 그러나 변할 수 있는 그들의 의지가 자유를 허락 받음으로 범죄할 가능성 아래 있었다.94) 그들의 마음에 기록된 이 법 외에도 그들은 선악의 지식을 알게 하는 나무를 먹지 말라는 명령을 받았다.95) 이 명령을 지키는 동안 그들은 하나님과 사귀면서 복락을 누렸고, 만물을 다스렸다.96)


5장 섭리

1. 하나님께서는 만물의 위대한 창조주로서 자기의 지극히 지혜롭고 거룩하신 섭리로97) 자기의 지혜와 능력, 공의, 선하심과 자비의 영광이 찬양을 받도록98) 자기의 무오한 예지(豫知)와99) 자기 뜻의 너그럽고 불변하는 협의를 따라,100) 모든 피조물과 행사들과 일들을101) 지극히 큰 것에서부터 지극히 작은 것에 이르기까지102) 보존하시고,103) 인도하시고, 정돈(整頓)하시고 다스리신다.
2. 제 1 원인자이신 하나님의 예지(豫知)와 작정의 관점에서 보면 만사가 불변하고 무오하게 일어나지만,104) 동일한 섭리로 하나님께서는 만사가 제 2 원인자들의 본성을 따라 필연적으로나 자유롭게나 우연적으로 일어나도록 조정하셨다.105)
3. 하나님께서는 통상적 섭리에서 방편들을 사용하시지만,106) 자기의 기뻐하심을 따라 그 방편 없이107) 또는 방편을 초월하시거나108) 상반되는 방식으로109) 자유로이 일하실 수 있다.
4. 하나님의 전능하신 능력과 측량할 수 없는 지혜와 무한한 선하심은 최초의 타락과 천사 및 사람의 다른 모든 죄에까지 미치는110) 섭리에서 광범위하게 드러난다. 즉 단순한 허용이 아니라111) 다양한 처분으로 자기의 거룩한 목적을 향하여112) 이 모든 일들을 지극히 지혜롭고 강력하게 제한하고113) 때로는 조정하고 통치한다. 그러함에도 모든 허물은 하나님이 아니라 오직 피조물에게서 비롯된다. 하나님께서는 지극히 거룩하고 의로우시기 때문에 죄의 조성자나 승인자가 아니며 그렇게 되실 수도 없다.114)
5. 지극히 지혜로우시며 의로우시고 은혜로우신 하나님께서는 때로는 자기 자녀들을 여러 가지 시험과 그들의 마음의 부패에 잠시 내버려두신다. 그리하여 그들의 이전 죄를 징계하거나 부패의 숨겨진 힘과 마음의 거짓됨을 발견하게 하시어 그들을 겸손하게 만드시며115) 또 그들이 도움을 바라며 더욱 친밀하고 지속적으로 하나님을 의존하고, 장래의 모든 범죄의 기회를 대항하고 또 다른 의롭고 거룩한 목적들을 바라며 더욱더 경성하게 하신다.116)
6. 하나님께서는 의로우신 재판장으로서 완악하고 불경한 자들이 이전의 죄로 인하여 눈이 멀어지게 하시고 강퍅하게 만드시는데,117) 이들에게는 지각이 밝아지게 하거나 마음에 역사하는 은혜를 허락하지 않으실 뿐만 아니라,118) 때로는 그들이 가진 재능까지 빼앗으시고119) 그들의 부패성이 죄의 기회로 삼는 대상들에 내어버리시고,120) 그들을 정욕과 세상의 시험과 사탄의 능력에 넘겨주신다.121) 그리하여 그들은 다른 이들을 부드럽게 만드시는 하나님의 방편 아래 있으면서도 스스로 강퍅하여진다.122)
7. 하나님의 섭리가 일반적으로 만물에 미치듯이, 그것은 지극히 특별한 방식으로 하나님의 교회를 보호하고, 모든 것들이 교회의 선을 이루게 하신다.123)


6장 사람의 타락, 죄와 그 징벌

1. 우리의 첫 조상은 사탄의 간계와 유혹에 넘어가 금지된 실과를 먹어 죄를 지었다.124) 그들의 이 죄를 하나님께서는 자기의 영광을 목적으로 조정(調整)하신 후, 자기의 지혜롭고 거룩한 작정을 따라 허용하시기를 기뻐하셨다.125)
2. 이 죄로 그들은 원래의 의(原義)와 하나님과의 교제에서 타락하였고,126) 죄로 인하여 죽었으며127) 영혼과 몸의 모든 기능과 부분이 전적으로 더러워졌다.128)
3. 그들은 온 인류의 뿌리이기 때문에 이 죄의 죄책(罪責)은 전가되었고,129) 죄 안에서 동일한 사망과 부패한 본성은 보통 생육법으로 그들에게서 태어난 모든 후손들에게 전수되었다.130)
4. 사람은 원래의 부패로 말미암아 모든 선을 전적으로 싫어하고, 그것을 행할 수 없으며 거역하고131) 전적으로 모든 악에 기울어지며,132) 이 원래의 부패로부터 모든 자범죄가 나온다.133)
5. 본성의 부패는 중생 받은 자들 안에도 현세 동안에는 남아있다.134) 이 부패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용서 받고 죽임을 당했다. 그러나 부패 자체와 그 모든 충동은 실로 당연히 죄이다.135)
6. 원죄이든 자범죄이든 모든 죄는 하나님의 의로우신 율법을 범하는 것이며 율법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에,136) 본질상 죄인에게 죄책을 안겨준다.137) 이로써 죄인은 하나님의 진노와138) 율법의 저주에139) 넘겨져 영적이고140) 현세적이고141) 영원한142) 모든 비참을 동반하는 사망에 처하게 되었다.143)


7장 하나님께서 사람과 맺으신 언약

1. 하나님과 피조물 사이의 간격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이성적 피조물은 창조주인 그분에게 순종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어떤 방식으로든 자발적으로 눈높이를 낮추지 않고는 하나님을 그들의 복락과 상급으로 향유할 수 없었다. 하나님께서는 이것을 언약이라는 방식으로 기꺼이 표현하셨다.144)
2. 하나님께서 인류와 맺은 첫 언약은 행위언약이었다.145) 이 언약에서는 완전하고 인격적인 순종을 조건으로146) 아담과 그의 후손에게 생명을 약속하셨다.147)
3. 사람이 타락하여 그 언약으로는 스스로 생명을 얻을 수 없었기 때문에 주님께서는 일반적으로 은혜언약이라 불리는 두 번째 언약을 기꺼이 세우셨다.148) 이 언약으로 하나님께서는 죄인에게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생명과 구원을 조건 없이 제시하시고, 그들이 구원을 받도록 믿음을 요구하시고,149) 생명으로 예정된 모든 이들에게 성령을 주셔서 그들이 자발적으로 믿고자 하며 또 믿을 수 있게 만드시겠다고 약속하셨다.150)
4. 은혜언약은 성경에서 유언이라는 이름으로 자주 나오는데, 이는 유언주(遺言主)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영원한 유산, 그리고 이 유산에 속하여 언약으로 상속 받는 모든 것들과 관련한다.151)
5. 이 언약은 율법시대와 복음시대에 다르게 시행되었다.152) 율법 시대에는 약속, 예언, 제사, 할례, 유월절 어린양, 그리고 유대 백성에게 주신 여타 모형과 규례로 시행되었다. 이것들은 오실 메시야를 예표 하였고153) 성령의 사역으로 그 시대에 피택자들로 하여금 약속된 메시야를 믿도록 교훈하고 세우기에 충분하고 효과적이었다.154) 메시야로 인하여 피택자들은 완전한 사죄와 영생을 받았으니, 이 언약을 구약이라 부른다.155)
6. 실체이신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신 복음 시대에는156) 말씀의 설교, 그리고 세례와 성찬인 성례 집례가 이 언약을 배포(配布)하는 규례이다.157) 이 규례들은 그 수효가 상대적으로 적고 보다 단순하고 외적 영광이 덜한 방식으로 시행되지만, 그 안에서 언약은 유대인이든 이방인이든 모든 민족에게158) 보다 풍성하며 증거가 분명하고 영적으로도 효과적으로 제시되니,159) 곧 신약이라 부른다.160) 그러므로 실체가 다른 두 은혜언약이 아니라, 배포만 다른 동일한 하나의 언약만이 있다.161)


8장 중보자 그리스도

1. 하나님께서는 영원한 목적으로 자기의 독생자 주 예수님을 자기와 사람 사이의 중보자로,162) 선지자와163) 제사장과164) 왕으로,165) 교회의 머리와 구주로,166) 만물의 상속자와167) 세상의 심판주로168) 선택하고 세우기를 기뻐하셨다. 하나님께서는 이분의 씨가 되고,169) 정한 때에 이분으로 말미암아 구속과 소명과 칭의와 성화와 영화를 받게 하실 한 백성을 이분에게 영원 전에 주셨다.170)
2. 삼위일체의 두 번째 위격이신 하나님의 아들께서는 참되시고 영원하신 하나님이시며, 아버지와 한 실체를 가지시고 동등하시지만 때가 차매 사람의 본성을 취하셨는데,171) 인성의 모든 본질적 속성과 사람에게 공통된 연약함까지 지니셨으나 죄는 없으시다.172) 이분은 성령의 능력으로 동정녀 마리아의 태에서 마리아의 실체로부터 잉태되셨다.173) 그러므로 온전하고 완전하며 구별되는 이 두 본성, 곧 신성과 인성은 전환이나 합성이나 혼합이 아니라 한 위격 안에서 불가분리하게 함께 결합하였다.174) 이 위격은 참 하나님이시요 참 사람이시지만, 그럼에도 한 분 그리스도이시고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유일한 중보자이시다.175)
3. 주 예수님께서는 이처럼 신성과 연합한 인성에서 성령으로 한량없이 거룩하여 지셨고 기름 부음을 받으셨다.176) 지혜와 지식의 모든 보화를 가지셨기에177) 아버지께서 모든 충만이 그분 안에 거하는 것을 기뻐하셨으니178), 이는 예수님이 거룩하고 악이 없고 더러움이 없고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시어179), 중보자와 보증의 직무를 수행하시기에 완전하게 구비되도록 하시려는 목적을 위함이었다.180) 예수님은 이 직무를 스스로 지신 것이 아니라, 모든 권세와 심판권을 그의 손에 맡기시고 그것을 수행하라고 명령하신181) 아버지로부터 이 직무로 부르심을 받으셨다.182)
4. 주 예수님께서는 이 직무를 아주 기꺼이 맡으셨다.183) 그 직무를 실행하시려고 율법 아래 나셔서184) 그것을 완전하게 성취하셨다.185) 영혼으로는 직접 지극히 극심한 고뇌를,186) 몸으로는 지극히 괴로운 고난을 감내하시고,187)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고,188) 매장되셨고 사망의 권세 아래 계셨으나 썩음을 보시지는 않았고,189) 제 삼일에는 고난 받으신 그 동일한 몸으로190) 죽은 자들 가운데서 부활하셨다.191) 또한 그 몸으로 하늘로 오르셨고 아버지의 우편에 앉아192) 중보 기도를 하고 계신다.193) 그리고 세상 끝 날에는 사람과 천사를 심판하러 오실 것이다.194)
5. 주 예수님께서는 영원하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단번에 하나님께 올려드린 자기의 완전한 순종과 자기희생으로 아버지의 공의를 완전히 속상(贖償)하셨고,195) 아버지께서 자기에게 주신 모든 이들을 위하여 화목뿐만 아니라 하늘나라의 영원한 유업까지 획득하셨다.196)
6. 그리스도께서는 성육하신 이후에야 구속 사역을 실제로 이루셨지만, 구속의 힘과 효력과 은덕(恩德)들은 피택자들에게 태초부터 모든 시대에 걸쳐 연속적으로 약속과 예표와 희생 제사에 의해, 그것들 안에서 전달되었는데, 그것들 안에서 그리스도께서는 뱀의 머리를 상하게 하는 여인의 후손으로, 창세로부터 죽임을 당한 어린양으로, 그리고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한 분으로 계시되고 예시되셨다.197)
7. 그리스도께서는 중보사역에서 양성(兩性)을 따라 각 본성에 고유한 일을 그 본성으로 행하셨다.198) 그러나 위격의 일체성의 연고로 한 본성에 고유한 바가 성경에서 때로는 다른 본성으로 일컬어지는 위격에 돌려지기도 한다.199)
8. 그리스도께서는 자기가 위하여 구속을 획득하신 모든 자들에게 그 구속을 확실하고 효력 있게 적용하시고 전달하신다.200) 곧 그들을 위하여 중보 기도를 하시며201) 말씀 안에서 그리고 말씀을 통하여 구원의 비밀을 계시하시며,202) 자기 성령으로 말미암아 효력 있게 설득하시어 그들이 믿고 순종하게 하시며, 말씀과 성령으로 그들의 마음을 다스리시며203), 그들의 모든 원수들을 전능하신 권세와 지혜로, 자기의 기이하고 측량할 수 없는 경륜에 지극히 잘 상응하는 방식과 방도로 정복하신다.204)


9장 자유의지

1. 하나님께서는 사람의 의지에다 본성적 자유를 부여하셨는데, 이 의지는 강제당하거나 본성의 어떤 절대적 필연성 때문에 선 혹은 악을 지향하도록 결정되어 있지 않았다.205)
2. 사람은 순전한 상태에서 선하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을 의지하고 행할 수 있는 자유와 능력을 가졌으나,206) 가변적이었기 때문에 그 상태에서 타락할 수도 있었다.207)
3. 사람은 죄의 상태로 타락하여 구원을 수반하는 어떤 영적 선을 향한 의지의 모든 능력을 전적으로 잃어버렸다.208) 그래서 본성적 사람은 선을 철저하게 싫어하고209) 죄로 죽었기 때문에,210) 스스로의 힘으로는 자신을 돌이킬 수 없고 그것을 위해 자신을 준비시킬 수 없다.211)
4. 하나님께서 죄인을 회개시키고 은혜의 상태로 옮기시면, 죄 아래 처한 본성적 속박에서 그를 해방하시고212) 오직 자기의 은혜로 그에게 능력을 주사 그가 영적으로 선한 일에 의지하고 행할 수 있게 하신다.213) 그럼에도 여전히 남아있는 부패 때문에 죄인은 온전히 혹은 오로지 선한 일만을 의지하지 않고 악한 일도 또한 의지한다.214)
5. 사람의 의지는 영광의 상태에서만 완전하고 변함없이 자유롭게 되어 선을 행할 수 있다.215)


10장 효력 있는 소명

1. 하나님께서는 생명으로 예정하신 모든 이들, 그리고 이들만을 자기가 정하시고 용납하신 때에 이들이 본성적으로 처해 있는 죄와 사망의 상태로부터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은혜와 구원으로216) 말씀과 성령을 통하여217) 효력 있게 부르기를 기뻐하신다.218) 이들의 마음을 밝히시어 하나님의 일을 구원에 이르도록 영적으로 알게 하시고219) 돌 같은 마음을 제거하시고, 살 같은 마음을 주시고,220) 의지를 새롭게 하시고, 전능하신 능력으로 그들이 선을 향하도록 정하시고221) 효력 있게 예수 그리스도께로 인도하신다.222) 그렇지만 그들은 은혜로 인하여 기꺼이 자원하게 되어 아주 자유롭게 예수 그리스도께로 나아간다.223)
2. 이 효력 있는 소명은 결코 사람 속에 미리 보여진 어떤 선행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값없고 특별한 은혜에서 나온다.224) 사람은 성령으로 말미암아 소생되고 새롭게 될 때까지 이 선행에서 완전히 피동적이며,225) 성령으로 말미암아 소생되고 새롭게 되어야 이 소명에 응답할 수 있으며 소명에 제공되고 전달된 은혜를 포옹할 수 있다.226)
3. 유아 때 죽은 택함 받은 아이들은 그리스도에 의해, 원하시는 때와 장소와 방식을 따라 일하시는 성령으로227) 말미암아 거듭나고 구원받는다.228) 이것은 말씀의 사역으로 외적 소명을 받기가 불가능한 피택자들에게도 해당된다.229)
4. 말씀의 사역으로 소명을 받고230) 성령의 공통적인 활동을 어느 정도 받은 자들이라도 택함을 받지 않았다면,231) 결코 그리스도께 진정으로 나아가지 않으며 따라서 구원 받을 수 없다.232) 하물며 기독교 믿음을 고백하지 않는 이들은 어떤 방법을 쓴다 하더라도 구원 받을 수 없다. 그들이 아무리 자신의 삶을 본성의 빛과 자기들이 고백하는 종교의 법을 따라 성실하게 꾸려나간다 하더라도 역시 그러하다.233) 이들이 구원 받을 수 있다고 공언하고 주장하는 일은 매우 해롭고 가증스럽다.234)


11장 칭의

1. 하나님께서는 효력 있게 불러주신 자들을 또한 값없이 의롭게 하시는데,235) 이들에게 의를 주입함으로써가 아니라, 이들의 죄를 용서하시고 이들을 의로운 자로 용납하심으로 의롭게 하신다. 이는 이들 속에 행한 바나 이들이 이룬 바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덕분 때문이다. 또 믿음 자체, 믿는 행위나 혹은 어떤 복음적인 순종을 그들의 의로 여겨 그들에게 전가함으로써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순종과 속상을 그들에게 돌림으로써 이루신다.236) 믿음으로 이들은 그리스도와 그분의 의를 받아 의지한다. 이 믿음은 이들에게서 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물이다.237)
2. 그리스도와 그분의 의를 받아 의지하게 하는 믿음은 칭의의 유일한 도구이다.238) 그러나 의롭다 함을 받은 사람에게 이 믿음만 있지 않고, 구원에 이르게 하는 모든 다른 은혜들이 항상 이 믿음을 동반한다. 즉 믿음은 죽은 믿음이 아니라 사랑으로 역사한다.239)
3. 그리스도께서는 친히 순종하시고 죽으심으로 의롭게 하신 모든 이들의 죄의 빚을 다 갚아 주셨고, 이들을 대신하여 아버지의 공의를 온전하고 참되고 충분하게 속상하셨다.240) 그러나 아버지께서 그분을 그들에게 주셨고,241) 그들 속에 있는 어떤 것이 아니라 그들 대신에 값없이 그분의 순종과 속상을 용납하신 만큼,242) 그들의 칭의는 오직 값없는 은혜에서 난 것이다.243) 이는 하나님의 엄정한 공의와 풍성한 은혜가 죄인들의 칭의를 통하여 영광 받게 하기 위함이다.244)
4. 하나님께서는 영원부터 피택자들을 의롭게 하시기로 작정하셨다.245) 그리고 그리스도께서는 때가 차매 그들의 죄 때문에 죽으셨고 그들의 칭의를 위하여 부활하셨다.246) 그럼에도 성령께서 적정한 때에 그리스도를 그들에게 실제로 연합시켜 주시기 전에는 의롭다 함을 받은 것이 아니다.247)
5. 하나님께서는 의롭다 함을 받은 자들의 죄를 계속 용서하신다.248) 그들이 칭의 상태로부터 타락할 수는 없지만,249) 자기들의 죄로 말미암아 하나님 아버지를 노엽게 할 수는 있다. 그들이 스스로 겸비하여지고 죄를 고백하고 사죄를 구하며 믿음과 회개를 갱신하여야 아버지의 얼굴 광채가 그들에게 회복될 것이다.250)
6. 옛 언약 시대 신자들의 칭의는 이 모든 면에서 새 언약 시대 신자들의 칭의와 하나이며 동일하다.251)


12장 양자됨

1. 하나님께서는 의롭게 된 모든 이들을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또한 그분 때문에 양자가 되는 은혜에 참여자가 되게 허락하신다.252) 이로써 그들은 하나님의 자녀의 수에 들어가며 자녀의 자유와 특권을 누리며,253) 하나님의 이름이 그들에게 붙여지며,254) 양자의 영을 받으며,255) 은혜의 보좌에 담대히 나아가,256) ‘아빠 아버지’라 부를 수 있으며,257) 불쌍히 여김과258) 보호를 받으며,259) 필요한 것을 공급받고,260) 아비로부터 받는 것과 같이 하나님께 징계를 받지만,261) 결코 버림을 당하지 않으며,262) 오히려 구속의 날까지 인치심을 받고,263) 영원한 구원의 상속자로서264) 약속을 유업으로 받는다.265)


13장 성화

1. 효력 있는 부르심을 받아 거듭난 자들은 그들 속에 새 마음과 새 영이 창조되었기 때문에 그 다음에는 참으로 인격적으로 성화된다.266) 그들 속에 거하시는 그리스도의 말씀과 성령으로 말미암아267)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능력 덕분에 죄의 몸이 주관치 못하며,268) 그 몸의 정욕들은 점점 약화되고 죽으며,269) 그들은 모든 구원의 은혜 가운데서270) 점점 더 소생하고 강건케 되어 참 거룩함을 실천하게 되는데, 이 거룩함이 없이는 어느 누구도 주님을 뵐 수 없다.271)
2. 이 성화는 전인에 걸쳐 일어나지만,272) 현세에서는 불완전하다. 모든 지체에 부패의 잔재가 여전히 남아있어서273) 계속적이고 화해할 수 없는 전쟁이 거기서 일어나니, 곧 육의 정욕은 성령을 거스르고 성령은 육을 거스른다.274)
3. 그 전쟁에서 부패의 잔재가 한동안 훨씬 우세할 수도 있지만,275) 중생한 부분이 거룩하게 하시는 그리스도의 성령께서 공급하는 힘으로 이긴다.276) 그래서 성도들은 은혜로 자라가며,277) 하나님을 경외하는 가운데 거룩함을 완성해 간다.278)


14장 구원에 이르는 믿음

1. 피택자들이 믿어 자기 영혼의 구원에 이르게 하는279) 믿음의 은혜는 그리스도의 성령께서 그들의 마음에 행하시는 사역이다.280) 이 은혜는 보통 말씀의 사역으로 일어난다.281) 또한 말씀의 사역과 성례의 집례와 기도로 믿음은 커지며 강화된다.282)
2. 이 믿음으로 신자는 말씀에 계시된 것마다 참되다고 믿으니, 하나님 그분의 권위가 그 속에서 말씀하시기 때문이며,283) 각 부분이 담고 있는 내용에 대해서는 각각 다르게 응답하는데, 즉 계명에는 순종하고,284) 엄정한 경고에는 두려워 떨며,285) 현세와 내세에 미치는 하나님의 약속은 받아들인다.286) 그러나 구원에 이르게 하는 믿음의 주된 행위들은 은혜언약의 덕분에 칭의와 성화와 영생을 위해 그리스도만을 영접하고 받으며 의지하는 것이다.287)
3. 이 믿음은 정도가 다르며 약하거나 강할 수 있고,288) 자주 여러 형태로 공격을 받아 약해지기도 하지만, 최후 승리를 얻는다.289) 이 믿음은 많은 이들 가운데서 우리 믿음의 주요 온전케 하시는290)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충만한 확실성을 얻을 때까지 자라간다.291)


15장 생명에 이르는 회개

1. 생명에 이르는 회개는 복음의 은혜인데,292)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의 교리와 마찬가지로 모든 복음 사역자들은 이 교리를 전파하여야 한다.293)
2. 이 회개로 말미암아 죄인은 자기의 죄가 위험할 뿐 아니라 더럽고 추악하며, 그것이 하나님의 거룩하신 본성과 의로우신 율법에 배치되는 것을 보고 느끼며, 또한 뉘우치는 자들에게는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자비를 베푸신다는 것을 깨달아, 자기의 죄를 슬퍼하며 미워하고 결국 그 모든 죄를 버리고 하나님께로 돌아서고,294) 하나님의 계명의 모든 길에서 그분과 동행하려는 목표를 세우고 매진한다.295)
3. 회개를 죄에 대한 어떤 속상이나 사죄의 원인으로 의지할 수 없고,296) 회개는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값없이 주시는 은혜의 행사이지만,297) 모든 죄인에게 필수적이기 때문에 회개하지 않고는 누구도 사죄를 기대할 수 없다.298)
4. 아무리 작아도 심판 받지 않는 죄가 없는 것과 같이,299) 아무리 커도 진정으로 회개하는 자에게 심판을 임하게 할 수 있는 죄는 없다.300)
5. 일반적인 회개로 만족하지 말고 구체적인 죄를 구체적으로 회개하려고 애쓰는 것이 모든 사람의 의무이다.301)
6. 누구든지 하나님께 범한 자신의 죄를 사적으로 고백하고 사죄를 간구하여야 하며,302) 그 간구와 동시에 죄를 버림으로 자비를 얻을 것이다.303) 이와 마찬가지로 형제나 그리스도의 교회에 걸림돌을 놓은 자는 그 죄에 대하여 사적이거나 공적인 고백과 애통함으로 피해자들에게 자기의 회개를 표시해야 하며,304) 이로써 피해자들은 그와 화해하고 그를 사랑으로 받아들여야 한다.305)


16장 선행

1. 선행은 오직 하나님께서 자기의 거룩한 말씀에 명령하신 것일 뿐이지306) 사람이 말씀의 근거 없이 맹목적 열심이나 어떤 선한 동기를 구실로 고안해낸 것이 아니다.307)
2. 하나님의 계명에 순종함으로 행하는 이 선행은 참되고 살아있는 믿음의 열매요 증거이다.308) 그리고 신자들은 선행으로 자기들의 감사를 드러내고,309) 확신을 굳게 하며,310) 형제의 덕을 세우고,311) 복음의 고백을 단장하며,312) 대적들의 입을 막으며,313)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니,314) 그들은 하나님의 만드신 바요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선한 일을 위하여 지으심을 받아,315) 거룩함의 열매를 맺어 결국에는 영생을 얻을 것이다.316)
3. 그들이 선한 일을 행하는 능력은 결코 자신들에게서가 아니라 전적으로 그리스도의 성령에게서 나온다.317) 또한 선한 일을 행할 수 있으려면 이미 받은 은혜 외에, 자기의 기쁘신 뜻을 따라 그들 안에 의지하고 행하게 하시는 동일한 성령의 실제적 영향이 있어야 한다.318) 그러나 성령이 특별하게 움직여 주시지 않으면 어떤 의무를 수행하지 않아도 된다는 식으로 나태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열심을 내어 그들 안에 거하는 하나님의 은혜를 불일듯하게 하여야 한다.319)
4. 현세에서 가능한 최고도의 순종에 도달한 자들이라 할지라도 해야 할 일들 이상을 행한다든지,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것 이상을 행할 수 없다. 이처럼 그들은 의무로 행하여야 하는 일들의 수준에도 크게 미달한다.320)
5. 우리는 가장 좋은 행위들로도 하나님께로부터 사죄나 영생을 받을 공로를 세울 수 없다. 곧 그 행위와 내세의 영광 사이에 큰 불균형이 있고, 우리와 하나님 사이에도 엄청난 간격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 행위로써 하나님께 이득을 드리거나 이전에 범한 죄의 빚을 갚을 수도 없다.321) 그러나 우리가 행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행하였다면, 행해야 하는 의무를 행한 것뿐이요 우리는 무익한 종에 불과하며,322) 그 행위가 선하다면 선행은 성령에게서 나온다.323) 우리가 선을 행한다면 그것이 우리의 행위인 만큼 심히 많은 연약과 불완전으로 더럽혀지고 뒤섞여 있어서 하나님의 준엄하신 심판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324)
6.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자 각자는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용납 받았기 때문에 그들의 선행 또한 그분 안에서 용납 받을 것이다.325) 이는 그들이 현세에서 하나님이 보시기에 전적으로 무흠하다거나 책망할 것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326) 하나님께서는 자기 아들 안에서 그들을 보시면서 연약과 불완전이 많아도 진실한 마음으로 행한 선행을 기쁘게 용납하시고 갚아주시기 때문이다.327)
7. 중생 받지 못한 자들의 행위가 그 자체로는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일일 수도 있고, 자신과 남에게 유익할 수도 있을 것이다.328) 그렇지만 그 행위가 믿음으로 깨끗해진 마음에서 나오지 않으며,329) 말씀을 따라330) 올바른 방식으로 행해지지도 않으며 올바른 목적인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행한 것도 아니다.331) 그러므로 그 행위는 죄스러운 것이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으며, 하나님의 은혜를 받기에 적합하게 만들지도 못한다.332) 그러함에도 그들이 선행을 소홀히 행하면 더 죄스러운 일이요 하나님을 더 노엽게 한다.333)


17장 성도의 견인(堅忍)

1. 하나님께서 자기의 사랑하시는 아들 안에서 용납하시고 성령으로 효력 있게 불러 성화시킨 자들은 은혜의 상태에서 완전히 또는 최종적으로 타락할 수 없다. 은혜의 상태 안에서 세상 끝날까지 확실하게 견디며 영원히 구원을 받을 것이다.334)
2. 성도의 견인은 그들의 자유의지가 아니라 선택 작정의 불변성에 달려있다. 즉 이 불변성은 성부 하나님께서 값없이 베푸시는 변치 않는 사랑으로부터 나오며,335)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와 중보의 효력에 기초하고 있고,336) 성령의 내주와 그들 속에 있는 하나님의 씨의 내재,337) 그리고 은혜언약의 본성에 의존한다.338) 이 모든 것에서부터 성도의 견인의 확실성과 무오성이 비롯된다.339)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도들은 사탄과 세상의 유혹과 그들 안에 남아 있는 부패성의 우세와 자신들을 견인하게 하는 방편을 소홀히 함으로 비통한 죄에 빠지며,340) 한동안 그 죄에 머물기도 한다.341) 그리하여 하나님을 노엽게 하며342) 성령을 탄식하게 하여343) 그분들의 은혜와 위로를 어느 정도 빼앗기고,344) 마음이 강퍅하여지고,345) 자기 양심에 상처를 입고,346) 남을 해치고 넘어지게 하며,347) 일시적인 심판을 자기 위에 불러온다.348)


18장 은혜와 구원의 확신

1. 위선자와 중생하지 못한 자들이 하나님의 은총과 구원의 상태에 있다는 거짓 소망과 육적인 자부심으로 스스로를 허탄하게 속이겠지만,349) 그들의 소망은 사라지고 말 것이다.350) 그러나 주 예수님을 참되게 믿으며 그분을 신실하게 사랑하고 그분 앞에서 선한 양심을 따라 행하기를 애쓰는 자들은, 자신들이 은혜의 상태에 서 있다는 사실을 현세에서 확신하며,351) 하나님의 영광을 소망하며 즐거워할 수 있으니, 이 소망은 그들로 하여금 결코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게 할 것이다.352)
2. 이 확신은 그릇된 소망에 근거한 한갓 억측이나 그럴듯한 신념이 아니라,353) 틀림없는 믿음의 확신으로서 구원의 약속들에 관한 하나님의 진리와354) 이 약속들이 겨냥하는 은혜의 내적 증거와355) 우리 영으로 더불어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인 것을 증거하시는 양자의 영의 증거에 기초하였으니,356) 이 성령은 우리가 구속의 날까지 인치심을 받게 하는 우리 유업의 보증이시다.357)
3. 틀림없는 이 확신은 믿음의 본질에 속하지는 않으나, 참 신자는 오래 기다리며 많은 어려움을 겪은 후에야 그것을 소유할 수 있다.358) 하지만 하나님께서 값없이 주시는 바를 성령께서 그에게 알 수 있게 하시기 때문에, 비상한 계시가 없어도 통상적 방편을 적절히 사용하여 그 확신에 이를 수 있다.359) 그러므로 신자 각자는 온갖 열심을 다하여 자신의 소명과 선택을 굳게 할 의무를 진다.360) 이로써 그의 마음에는 성령 안에 있는 화평과 희락, 하나님을 향한 사랑과 감사, 순종의 의무를 다하는 힘과 즐거움이 증대하리니,361) 곧 확신에 속한 적합한 열매들이다. 이 확신은 사람을 결코 해이하게 만들지 않는다.362)
4. 참 신자는 구원의 확신을 다양한 방식으로 흔들고, 약화시키고, 일시 중단시킬 수도 있다. 이는 신자가 구원을 보존하는 일을 게을리 하거나 양심을 상하게 하고 성령을 탄식하게 하는 특별한 죄에 빠지거나, 돌발적이고 격렬한 유혹에 의해서나, 하나님께서 자기 얼굴의 빛을 거두심으로 하나님을 두려워하게 되어 흑암 속에서 빛도 없이 행하는 지경에까지 갈 정도가 될 때 일어난다.363) 그러나 그들은 결코 하나님의 씨와 믿음의 삶과 그리스도와 형제들을 향한 그 사랑과 마음의 그 진정성과 의무에 대한 양심을 송두리째 잃어버리지는 않는다. 이 모든 것들로부터 성령의 활동으로 인하여 이 확신이 적절한 때에 되살아나고,364) 이 모든 것들에 의해 조만간 극한적 절망으로부터 도움을 얻게 될 것이다.365)


19장 하나님의 법

1. 하나님께서는 아담에게 한 법을 행위언약으로 주심으로 그와 그의 모든 후손에게 인격적이며, 전적이고 엄밀하고 지속적인 순종의 의무를 지우셨고, 언약 성취에 생명을 약속하셨고 파기에 사망을 경고하셨으며, 그에게 언약을 지킬 수 있는 힘과 능력도 부여하셨다.366)
2. 이 율법은 그가 타락한 후에도 여전히 의(義)에 관한 완전한 법칙이었고, 하나님께서는 이 법과 같은 의의 법칙을 시내산에서 십계명으로 주시고 두 돌판에 새기셨다.367) 첫 네 계명들은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의무를, 나머지 여섯 계명들은 사람을 향한 우리의 의무를 담고 있다.368)
3. 보통 도덕법이라 불리는 이 법 외에도 하나님께서는 미성숙한 교회인 이스라엘 백성에게 여러 예표적인 규례들을 담고 있는 의식법을 기꺼이 주셨다. 이 의식법의 한 부분은 그리스도와 그분의 은혜와 활동과 고난과 은덕들을 예표하는 예배에 대한 것이고,369) 또 한 부분은 도덕적 의무에 대한 교훈을 제시한다.370) 모든 의식법은 새 언약 아래에서는 이제 폐기되었다.371)
4. 하나님께서는 정치 조직체이기도 한 이스라엘 백성에게 여러 가지 재판법도 주셨는데, 이것은 그 백성의 신분과 더불어 폐지되었다. 이제 이 법은 일반적인 공정성이 요구하는 것 말고는 누구에게도 더 이상 구속력을 지니지 않는다.372)
5. 도덕법은 의롭다 함을 받은 자들이나 그 밖의 사람들까지도 순종하도록 정해져 있다.373) 즉 그 안에 담겨있는 내용의 입장에서뿐만 아니라 그 법을 주신 창조주 하나님의 권위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그러하다.374) 그리스도께서도 복음에서 이 법의 구속력을 조금도 해소하지 않으셨고 오히려 크게 강화하셨다.375)
6. 참 신자들은 행위언약으로서의 율법 아래 있지 않고 그 법에 의해 의로워지거나 심판받지는 않는다 하더라도,376) 이 법은 자기에게나 타인에게 크게 유익하다. 이는 이 법이 삶의 법칙으로서 그들에게 하나님의 뜻과 그들의 의무를 알려주고, 그들의 본성과 마음과 삶이 죄로 오염되어 있다는 것을 더 발견하게 하여,377) 그들이 법대로 행하도록 지시하고 정하기 때문이다.378) 마찬가지로 그들은 이 법으로 자신을 살핌으로써 더욱더 죄를 확신하게 되며 죄 때문에 겸손해지고 죄를 미워하게 되고,379) 자기들이 그리스도를 필요로 한다는 것과 그분의 완전한 순종을 더욱더 분명하게 직시하게 된다.380) 마찬가지로 율법은 중생한 자들에게도 쓸모가 있는데, 이는 율법이 죄를 금함으로 그들의 부패성을 제어하기 때문이다.381) 그리고 율법의 위협들은 비록 그들이 율법에서 경고한 저주에서 자유함을 얻었다 하더라도, 그들이 죄로 인해 받아야 할 마땅한 벌이 무엇인지, 자기들이 죄 때문에 어떤 환난을 현세에서 당하게 될지를 보여주는데 이바지한다.382) 마찬가지로 그 법의 약속들은 하나님께서 순종을 인정하신다는 사실과 (행위언약으로서 율법에 의하여 그들의 몫으로 이 복들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여도383)), 그 법을 준행함으로 어떤 복들을 기대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384) 마찬가지로 법이 선을 장려하고 악을 금하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선을 행하고 악을 멀리한다 하여도, 이것이 그가 율법 아래 있고 복음 아래 있지 않다는 증거가 될 수 없다.385)
7. 위에서 말한 율법의 여러 용도도 복음의 은혜에 배치되지 않으며 오히려 복음과 순조롭게 부합한다.386) 그리스도의 성령께서 사람의 의지를 복종하게 하시어 율법에 계시된 하나님의 뜻이 요구하는 바를 자유롭고 기꺼이 행할 수 있게 하시기 때문이다.387)


20장 기독신자의 자유와 양심의 자유

1. 그리스도께서 복음 아래에서 신자들을 위하여 값 주고 사신 자유에는 죄책과 하나님께서 심판하시는 진노와 도덕법의 저주로부터의 자유,388) 악한 현세와 사탄의 속박과 죄의 지배와389) 환란의 불행과 사망의 쏘는 것과 음부의 승리와 영원한 심판으로부터 구출 받는 것,390) 하나님께 담대하게 나아감,391) 종의 두려움이 아니라 자녀의 사랑과 자발적인 마음으로 하나님을 순종함 등이 있다.392) 이 모든 것은 율법 아래 있던 신자들에게도 동일하였다.393) 그런데 새 언약 하에서 신자의 자유는 확장되어 그들은 유대교회가 복종했던 의식법의 굴레에서 자유로우며,394) 율법 아래 있던 신자들이 통상적으로 참여한 것보다 은혜의 보좌에 더욱더 담대하게 나아가며,395) 하나님의 너그러운 성령과 더욱 풍성하게 교제하는 데까지 이르렀다.396)
2. 하나님께서는 홀로 양심의 주인이시며,397) 믿음과 예배의 문제에서 자기 말씀에 조금이라도 배치되거나 덧붙여진, 사람이 만든 교리와 계명으로부터 양심이 자유하게 하셨다.398) 그러므로 그런 교리를 믿거나 그런 계명을 순종하는 것은 양심의 참 자유를 배반한다.399) 맹신과 절대적이며 맹목적인 순종을 강요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뿐만 아니라 이성을 파괴하고 말 것이다.400)
3. 기독자의 자유를 빌미로 삼아 죄를 자행하거나 모종의 정욕을 품는 자들은 이로써 기독자의 자유의 목적, 즉 우리가 대적의 손에서 해방 받았기 때문에, 우리 사는 날 동안 주님 앞에서 두려움 없이 거룩하고 의롭게 그분을 섬기게 하려는 목적을 파괴한다.401)
4. 하나님께서 제정하신 권세와 그리스도께서 값 주고 사신 자유로써 서로를 파괴하지 않고 서로 지지하고 보존하는 것이 하나님의 의도이기 때문에, 기독자의 자유를 빌미로 삼아 시민적이든 교회적이든 어떤 합법적인 권세나 그 권세의 행사를 반대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규례를 저항하는 셈이다.402) 그런 의견들을 발표하거나 그런 행위를 지속하는 것은 본성의 빛, 믿음과 예배와 교제에 대하여 기독교가 밝힌 원리, 그리고 경건의 능력과도 배치된다. 또한 그런 그릇된 의견과 행동들은 그 자체로나, 이것들을 발표하고 지속하는 방식에서도 그리스도께서 교회 안에 확립하신 외적 화평과 질서를 파괴한다. 그런 자들은 교회의 권징과403) 국가기관의 권세에 의해404) 합법적으로 문책받고 피소되어야 마땅하다.


21장 종교적 예배와 안식일

1. 본성의 빛은 만물 위에 주권과 통치권을 가지시고, 선하시며 만물에 대해 선을 행하시는 한 분 하나님께서 계심을 보여준다. 따라서 마음과 목숨과 힘을 다하여 그분을 경외하고 사랑하고 찬양하고 부르며 의뢰하고 섬겨야 한다.405) 그러나 참 하나님께서는 자기에게 예배드리는 것에 관한 받음직한 방식을 직접 제정하시고 자기가 계시하신 뜻으로 제한하셨으니, 사람의 고안물이나 상상, 혹은 사탄의 제안을 따라, 혹은 보이는 형상 아래에서, 혹은 성경에 지시되어 있지 않은 방식으로 하나님을 예배해서는 안 된다.406)
2. 종교적 예배는 하나님, 곧 성부, 성자와 성령께 드려야 하며, 천사나 성인(聖人)이나 어떤 피조물이 아니라407) 오직 그분에게만 드려야 한다.408) 타락 이후에는 중보자가 계셨으니, 다른 어떤 이가 아니라 오직 그리스도의 중보로 예배해야 한다.409)
3. 하나님께서는 감사와 더불어 종교적 예배의 특별한 순서인 기도를410) 모든 사람에게 요구하신다.411) 기도가 받아지려면 성자의 이름으로,412) 그분의 성령의 도우심으로,413) 그분의 뜻을 따라,414) 총명과 공경과 겸손과 열심과 믿음과 사랑과 인내로써 하되,415) 목소리를 사용한다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드려야 한다.416)
4. 기도는 합법적인 사안과417) 생존하거나 이후에 생존할 모든 부류의 사람들을 위하여 할 수 있으나,418) 죽은 자들이나419) 사망에 이르는 죄를 범한 것으로 알려진 자들을 위하여서는 할 수 없다.420)
5. 통상적으로 하나님을 예배하는 다른 순서로는, 경외함으로 행하는 성경 봉독,421) 건전한 설교,422) 하나님을 순종함으로 총명과 믿음과 공경으로 말씀을 신실하게 경청함,423) 마음의 감사가 담긴 시편 부르기,424) 그리스도께서 제정하신 성례를 합당하게 집례함과 그에 상응하는 참여 등이 있다.425) 이 외에도 종교적 서약과426) 그리고 서원,427) 진지한 금식과428) 특별한 기회에 드리는 감사429) 등도 거룩한 종교적 방식으로 여러 기회와 시기에 행하여야 한다.430)
6. 현 복음 시대에 기도나 종교적 예배의 어떤 순서도 행하는 장소나 향하는 곳에 매여 있지 않으며 더 잘 받아들여지는 것도 아니다.431) 그러나 매일432) 가정에서나433) 은밀하게 홀로,434) 그리고 어디서나435) 영과 진리로436)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다. 또한 하나님께서 말씀이나 섭리로 요청하실 때 공적 집회에서 더 엄숙하게 예배할 수 있으니, 이런 집회를 부주의나 임의로 소홀히 하거나 저버리지 말아야 한다.437)
7. 일반적으로 하나님을 예배하기 위해 적정한 비율의 시간을 구별하는 것이 자연적 법칙이거니와, 하나님께서는 자기의 말씀에서 적극적이고 도덕적이며 항구적인 계명으로 모든 시대 모든 사람에게 부과하시사 특별히 칠일 중에 하루를 안식일로 지정하시고 자기를 위하여 거룩하게 지키라고 하셨다.438) 이날은 창세로부터 그리스도의 부활까지는 한 주간의 마지막 날이었는데, 그리스도의 부활부터는 주간의 첫날로 바뀌었으며,439) 성경은 그날을 주일이라 부르며440) 세상 끝날까지 기독자의 안식일로 계속될 것이다.441)
8. 이 안식일은 사람이 마음을 합당하게 준비하고 일상 용무를 미리 정돈한 후에, 행동과 말, 세상의 일들과 오락에 관한 생각을 떠나 하루 종일 거룩한 안식을 누릴 뿐만 아니라,442) 행동과 말과 생각을 종일토록 공사 간에 하나님을 예배하고 부득이한 일과 자비를 베푸는 의무에 몰두함으로,443) 주님께 거룩하게 지킬 수 있다.


22장 합법적인 서약과 서원

1. 합법적 서약은 종교적 예배의 한 부분으로서444) 정당한 경우에 서약자가 하나님을 엄숙하게 불러 자기가 단언하거나 약속하는 바의 증거자로 세우며, 자기가 서약한 바의 진위(眞僞)를 따라 심판하여 주실 것을 청하는 것이다.445)
2. 하나님의 이름으로만 서약해야 하며, 거룩한 두려움과 경의로써 그분의 이름을 불러야 한다.446) 그러므로 영화롭고 두려운 그 이름으로 망령되이 경솔하게 서약하거나 무엇을 서약하든 그 이름 외의 어떤 다른 이름으로 서약하는 것은 죄스러우며 가증스럽다.447) 그러나 중요한 사안이나 특별한 경우에 옛 언약 시대뿐만 아니라 새 언약 시대에도 서약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그 정당성을 보장받는다.448) 앞에서 말한 그런 경우에 합법적 권위가 부과한 합법적 서약은 행해야 한다.449)
3. 서약하는 자는 누구나 그처럼 엄숙한 서약의 무게를 제대로 주목해야 하며, 자기가 온전히 진리라고 확신하는 것만을 공언해야 한다.450) 누구든지 선하고 옳은 일, 옳다고 믿는 일, 자기가 실제로 행할 수 있고, 그리고 행하려고 결심한 일 외에는 그 어떤 일에 관해서도 서약으로써 자신을 구속하지 않아도 된다.451) 그러나 합법적인 권위가 부과한 선하고 정당한 일에 연관된 서약을 거부하는 것은 죄가 된다.452)
4. 서약은 평이하고 상식적인 말로 하되, 애매하거나 심중 유보가 없어야 한다.453) 죄를 범하게 강요하는 서약은 안 되지만, 죄스럽지 않는 어떤 것을 서약하였다면 자기에게 손해가 될지라도 마땅히 이행하여야 한다.454) 이단이나 불신자에게 서약하였다 하더라도 그것을 깨뜨릴 수 없다.455)
5. 서원은 약속을 수반하는 서약과 같은 성질을 지니며, 동일한 종교적 신중함으로 서원해야 하고 동일한 신실성으로 이행하여야 한다.456)
6. 서원은 여타 피조물이 아니라 하나님께만 해야 한다.457) 서원이 받아지려면 믿음과 의무의 양심으로 이미 받은 자비를 감사하거나, 없던 것을 얻기 위하여 자발적으로 서원하여야 한다. 이로써 우리는 우리가 이행하여야 하는 의무들과 여타 다른 일들이 서원에 합당하게 이바지한다면, 그리고 이바지하는 동안에 우리는 그러한 의무들과 일들에 우리 자신을 더 엄중하게 얽매어야 한다.458)
7. 하나님의 말씀이 금하시는 것, 말씀이 명하는 어떤 의무를 방해하는 것, 자신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것, 그리고 서원 이행을 위해 하나님께 받은 능력의 약속이 없는 것 등은 서원하지 말아야 한다.459) 이 점에서 로마교회 수도원의 평생 맹세, 청빈과 순명 서원은 보다 높은 완전의 단계와는 무관하기 때문에 신자로서는 빠질 필요가 없는 미신이고 죄스러운 올무일 뿐이다.460)


23장 국가 공직자

1. 온 세계의 대주재시요 왕이신 하나님께서는 자기의 영광과 공공의 선을 위하여 국가 공직자를 자기 아래 그리고 백성들 위에 세우셨으며, 이를 위하여 그리고 선한 자들을 보호하고 격려하며 악인들을 징벌하실 목적으로 그들을 칼의 권세로 무장시키셨다.461)
2. 기독신자가 공직자로 부름을 받을 때 그 직무를 받아들이고 수행하는 것은 합법적이다.462) 직무를 행함에 있어서 그 나라의 건전한 법을 따라 특히 경건, 공의, 평화를 유지하여야 하며,463) 이러한 목적을 위해서는 현 신약 시대에서도 정당하고 불가피한 경우에 전쟁도 합법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464)
3. 국가 공직자들은 말씀과 성례의 집례나465) 천국의 열쇠권을 전유(專有)하거나,466) 믿음의 사안에 조금이라도 개입하여서는 안 된다.467) 그러나 양육하는 아버지처럼 우리 공동의 주님의 교회를 보호하되, 어떤 교파를 다른 교파보다 우대하지 않아야 하며, 모든 교역자들이 폭력이나 위험에 처함이 없이 그들의 신성한 활동을 다 수행할 수 있는 온전하고 자유롭고 논란의 여지가 없는 자유를 누리게 하여야 한다.468)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기 교회 안에 정규적인 치리와 권징을 정하셨기 때문에, 어떤 국가의 법이라도 어떤 기독자들의 교파의 자원 회원들이 그들의 고백과 믿음을 따라 치리와 권징을 적절히 이행하는 것을 간섭하거나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469) 국가 공직자의 책무는 자기 백성의 인신과 명예를 보호하는 것인데, 이를테면 어떤 사람도 종교 혹은 불신앙이라는 명분으로 다른 어느 누구에게 어떤 모욕, 폭행, 학대, 상해를 가하는 일이 없게 해야 하는 것과, 모든 종교적 혹은 교회적 집회도 방해나 교란 당함이 없이 개최할 수 있도록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다.470)
4. 백성의 의무는 공직자를 위하여 기도하며,471) 그들을 존경하고,472) 세금과 여타 부과금을 바치고,473) 그들의 합법적인 명령을 순종하며, 양심상 그들의 권위에 복종하는 것이다.474) 불신앙이나 종교의 차이가 공직자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위를 무효화 할 수 없으며, 공직자들에 대한 정당한 순종에서 백성을 제외시킬 수 없으며,475) 교역자 또한 예외는 아니다.476) 더구나 교황은 통치 중에 있는 공직자에게나 그들의 백성 중 어느 누구에게도 어떤 권세나 재치권(裁治權)을 행사할 수 없다. 더군다나 교황이 그들을 이단이라고 판결하거나 어떤 다른 구실로든 그들의 통치권이나 생명을 빼앗는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다.477)


24장 결혼과 이혼

1. 결혼은 한 남자와 한 여자 사이에 이루어진다. 남자가 두 사람 이상의 아내를 동시에 두거나, 여자가 두 사람 이상의 남편을 동시에 두는 것은 다 합법적이지 않다.478)
2. 결혼은 남편과 아내가 서로 도우며,479) 적법한 자녀를 통하여 인류를 증가시키고, 거룩한 자손을 통하여 교회를 왕성하게 하기 위해,480) 그리고 부정(不貞)을 막기 위해 제정되었다.481)
3. 판단력을 가지고 동의를 표할 수 있는 모든 사람이 결혼하는 것은 합법적이다.482) 그러나 기독자는 의무적으로 오직 주님 안에서만 결혼하여야 한다.483) 그러므로 참된 개혁신앙을 고백하는 자들은 불신자, 로마교신자나 여타 우상숭배자와 혼인할 수 없다. 또한 경건한 자들은 삶이 현저하게 악하거나 저주받을 이단을 계속 추종하는 자들과 혼인하여 대등하지 않은 멍에를 메지 말아야 한다.484)
4. 말씀에 금지된 가까운 촌수의 친인척끼리는 결혼할 수 없다.485) 사람의 어떤 법으로나 당사자의 동의로도 근친결혼을 합법화하여 부부로 동거하게 할 수 없다.486)
5. 약혼한 후에 범한 간음이나 음행이 혼인 전에 발각되면, 순결한 편은 약혼을 파기할 수 있는 정당한 근거를 갖는다.487) 혼인 후의 간음의 경우, 순결한 편이 이혼 소송을 제기하고,488) 이혼 후에는 간음을 범한 편이 죽은 것처럼 다른 이와 재혼하는 것은 합법적이다.489)
6. 사람의 부패는 하나님께서 결혼으로 짝지어 준 사람들을 부당하게 나누려는 논거들을 연구해내곤 하지만, 간음 혹은 교회나 국가 공직자조차도 대책을 마련할 수 없는 고의적인 유기 외에는 결혼 유대를 파기할 수 있는 충분한 이유가 없다.490) 그 경우 공적인 질서를 따라 절차를 밟아야 하며, 당사자들을 그들 각자의 의지와 분별력에만 내버려두지 말아야 한다.491)


25장 교회

1. 공교회 또는 보편적 교회는 무형인데,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머리인 그리스도 아래 하나로 모이는 택함 받은 사람들의 전체이며, 이 교회는 그리스도의 신부요 몸이며, 만물 안에서 만물을 충만하게 하시는 분의 충만이다.492)
2. 유형교회 역시 복음 하에서 공교회요 우주적 교회인데, 전 세계에서 참 믿음(종교)을 고백하는 모든 자들과493) 그들의 자녀들로 이루어지며,494) 주 예수 그리스도의 나라이며,495) 하나님의 집이요 권속이며,496) 이 교회를 떠나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구원받을 가능성이 없다.497)
3. 그리스도께서는 이 보편적인 유형교회에 교역과 말씀과 하나님의 규례를 주심으로 현세에서 세상 끝날까지 성도들을 모으고 보호하려 하셨고, 또 자기 약속을 따라 자기의 임재와 성령으로 말미암아 교역과 말씀과 규례가 효력 있게 그 목적을 이루게 하신다.498)
4. 이 공교회는 때로는 더 잘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덜 보이기도 하였다.499) 개체 교회는 이 공교회의 일원으로서 더 또는 덜 순수하게 복음의 진리를 가르치고 수용하고 규례를 집례하며 공예배를 드리는 정도에 따라 더 또는 덜 순수하다.500)
5. 천하에서 지극히 순수한 교회라 하더라도 혼합과 오류에서 벗어날 수 없다.501) 더러는 그리스도의 교회임을 멈추고 사탄의 회가 될 정도로 타락하였다.502)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땅에는 하나님의 뜻을 따라 그분을 예배하는 교회가 항상 있을 것이다.503)

6. 교회의 머리는 주 예수 그리스도뿐이시다.504) 로마 교황은 결코 교회의 머리일 수 없으며, 오히려 교회 가운데서 그리스도와 하나님을 대적하여 자신을 높이는 적그리스도요 죄의 사람이며 멸망의 자식이다.505)


26장 성도의 교제

1. 머리이신 그리스도와 성령으로 말미암아 믿음으로 연합하고 있는 모든 성도들은 그리스도의 은혜, 고난, 죽음, 부활과 영광 안에서 그분과 교제한다.506) 또한 사랑으로 서로 간에도 연합하였기 때문에 서로의 은사와 은혜에도 참여함으로 서로 교제한다.507) 이들은 공사(公私) 간에 속사람으로나 겉사람으로도 다른 지체들의 선에 서로 이바지해야 하는 의무를 진다.508)
2. 성도들은 고백으로 서약했으니,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나, 상호 덕을 세우기 위해 행하는 여타의 영적 봉사에서, 또한 필요에 따라 힘이 닿는 대로 외적인 짐들을 서로 덜어줌으로써 거룩한 친교와 교제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509) 이 교제는 하나님께서 기회를 주시는 대로 어느 곳이든 주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는 모든 자들에게까지 확장해야 한다.510)
3. 성도들이 그리스도와 누리는 이 교제가 그들을 어떤 방식으로든 그분의 신격의 실체에 참여하게 하거나, 또 어떤 측면에서든 그리스도와 동등하게 만드는 것도 아니다. 이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라도 긍정하는 것은 불경하고 망령된 일이다.511) 또한 성도로서 서로 나누는 교제는, 성도 각자가 재산에 대하여 가지는 권리와 소유권을 빼앗지도 않고 침해하지도 않는다.512)


27장 성례

1. 성례는 은혜언약의 거룩한 표와 인이며,513) 하나님께서 직접 제정하셔서514) 그리스도와 그분의 은덕을 재현하고 그분 안에 있는 우리의 권리를 확인하며,515) 교회에 속한 자들과 세상에 속한 나머지 사람들 사이에 있는 차이를 가시적(可視的)으로 나타내며,516) 자기 말씀을 따라 그리스도 안에서 성도들이 하나님을 엄숙히 섬기게 하기 위한 것이다.517)
2. 모든 성례에는 표와 표상된 내용 사이에 영적 관계, 즉 성례전적 연합이 있다. 그 때문에 전자의 명칭과 효과가 후자에 귀속된다.518)
3. 올바르게 시행된 성례 안에서 혹은 그 성례로 인하여 나타난 은혜는, 성례 안에 있는 어떤 능력에 의해 부여되는 것은 아니다. 성례의 효력 역시 집례자의 경건이나 의도가 아니라519) 성령의 역사와520) 제정의 말씀에 달려있다. 그 제정의 말씀은 성례 집례의 권한을 부여하는 규정과 더불어, 성례를 합당하게 받는 자들이 누릴 은덕에 대한 약속도 담고 있다.521)
4. 우리 주 그리스도께서 복음서에서 제정하신 성례에는 두 가지가 있으니 곧 세례와 성찬이다. 이 두 성례는 아무나 베풀 수 없으며, 합법적으로 임직 받은 말씀의 사역자(목사)만 베풀 수 있다.522)

5. 구약의 성례도 그것이 표상하고 나타내는 영적인 내용에 있어서는 신약의 성례와 실체적으로 동일하다.523)


28장 세례

1. 세례는 신약의 성례로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제정하셨고,524) 수세자(受洗者)를 유형교회에 엄숙하게 가입시킬 뿐만 아니라,525) 그가 그리스도께 접붙혀짐과526) 중생과527) 사죄와528)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나님께 자신을 봉헌하여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하는529) 은혜언약의 표와 인이다.530) 이 성례는 그리스도께서 친히 지시하셨기 때문에 그분의 교회에서 세상 끝날까지 계속되어야 한다.531)
2. 이 성례에서 사용하는 외적 요소는 물이며, 합법적으로 소명을 받은 복음의 사역자가 이 물로써 수세자에게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푼다.532)
3. 수세자를 물에 잠기게 할 필요는 없다. 그 사람에게 물을 붓거나 뿌림으로 세례를 올바르게 시행할 수 있다.533)
4.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과 그분에게 순종을 실제로 고백하는 자들뿐만 아니라,534) 한 편이나 양편이 믿는 부모를 둔 유아도 세례 받을 수 있다.535)
5. 이 성례를 모독하거나 소홀하게 대하는 것은 큰 죄이다.536) 하지만 세례 없이는 중생이나 구원을 받을 수 없다든지,537) 또는 세례만 받으면 누구나 확실하게 중생을 받게 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538) 세례에 은혜와 구원이 불가분리적으로 결합되어 있지는 않다.
6. 세례의 효력은 집례하는 그 순간에만 국한되어 있지는 않다.539) 그렇지만 이 성례를 바르게 집례하면 약속된 은혜가 제공될 뿐만 아니라, 약속된 은혜가 속한 사람들에게(어른이나 아이를 불문하고), 하나님의 뜻의 협의를 따라 그분이 정하신 때에, 성령께서 실질적으로 은혜를 나타내시고 수여하신다.540)
7. 세례 성례는 누구에게든지 단 한 번만 베풀어야 한다.541)


29장 성찬

1. 우리 주 예수님께서는 배신당하시던 밤에 성찬이라 불리는 자기 몸과 피의 성례를 제정하시어 자기 교회에서 세상 끝 날까지 준행하게 하셨다. 이는 주님께서 죽으심으로 자기 자신을 제물로 바치신 일을 항구적으로 기억하게 하며, 참 신자에게 미치는 그 희생의 은덕들, 그분 안에서 그들이 누리는 영적 양식과 성장, 그들이 그분께 다하여야 할 모든 의무를 이행하는 데까지 나아갈 것을 인(印) 치려함이다. 또한 성찬은 그들이 그분과 더불어 나누는 교제와 그분의 신비적 몸의 지체으로서 서로 나누는 교제의 띠요 보증이다.542)
2. 이 성례로 그리스도께서 성부께 제물로 바쳐지지 아니하며, 산 자와 죽은 자들을 사죄하는 실제적 희생 제물이 되지도 아니 하신다.543) 성찬은 다만 그분께서 십자가에서 단번에 자기를 바치신 일을 기억함이며, 이 일에 감사하여 할 수 있는 모든 찬양으로 하나님께 영적인 보답을 하는 것이다.544) 따라서 로마교회가 미사라 부르는 제사는 그리스도의 유일한 희생 제사, 곧 피택자들의 모든 죄를 위한 유일한 화목제에 대한 지극히 가증스런 모독이다.545)
3. 주 예수님께서는 이 성례로 자기 사역자들이 자기가 제정하신 말씀을 백성에게 선포하고, 기도하고 빵과 포도주를 축사하여 통상적 용도로부터 거룩한 용도로 구별하고, 떡을 취하여 떼며, 잔을 취하여 그들도 서로 나눌 뿐만 아니라 두 가지를 다 수찬자에게 주게 하셨으나,546) 회중 가운데 참석하지 않은 자에게는 주지 말 것을 명하셨다.547)
4. 다음과 같은 행동은 이 성례의 본성과 그리스도의 제정과는 위배된다.548) 즉 사적 미사 곧 이 성례를 신부(神父)나 다른 이로부터 홀로 받는 일이며,549) 잔을 백성에게 주지 않는 일,550) 떡과 포도주를 숭배하는 일, 숭배를 목적으로 떡과 포도주를 들어 올리거나 행진을 하는 일, 다른 유사 종교적 용도를 위하여 보관하는 일 등이다.
5. 그리스도께서 제정하신 용도를 위하여 바르게 구별된 이 성례의 외적 요소들은 십자가에 달리신 그분과 관계를 가지기 때문에, 참으로 그리고 오직 성례전적으로만 그 요소들은 스스로 재현하는 것들의 이름, 곧 그리스도의 몸과 피라고도 종종 칭해진다.551) 그러나 이 요소들은 실체와 본성에 있어 전(前)과 같이 실로 여전히 떡과 포도주로만 존재할 뿐이다.552)
6. 떡과 포도주의 본성이 신부(神父)의 봉헌이나 다른 방법으로 그리스도의 몸과 피의 실체로 변한다는 소위 화체설은 성경뿐만 아니라 상식과 이성에도 모순되며, 성례의 본성을 뒤엎고,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에도 갖가지 미신과 실로 끔찍한 우상숭배의 원인이다.553)
7. 이 성례의 가시적 요소에 외적으로 참여함으로써 합당하게 성찬을 받는 자들은554) 믿음으로 인하여 내적으로 그리고 참으로 참여하며, 그냥 육적이거나 몸으로만이 아니라 영적으로 십자가의 그리스도와 그분의 죽음이 주는 모든 은덕을 받고 먹는다. 이때 그리스도의 몸과 피는 빵과 포도주 안이나 그것들과 더불어 또는 그것들 아래에 몸으로나 육적으로 임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리스도의 몸과 피는 그 규례 안에서 실재(實在)로, 그러나 영적으로 신자들의 믿음에 임한다. 이것은 마치 요소들이 외적 감각들에 감지되어 임하는 것과 같다.555)
8. 무지하고 사악한 자들이 이 성례로 외적 요소들을 받는다 하더라도, 그들은 요소들이 표하는 바를 받지 못하고, 오히려 부당하게 접근하여 주님의 몸과 피를 범함으로 자신의 심판을 초래한다. 그러므로 무지하고 불경한 자들은 그리스도와의 교제를 즐기기에 합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주님의 성찬상에 앉을 자격도 없으며, 여전히 무지하고 불경한 채로 있으면서도 이 거룩한 신비에 스스로 참여하든지556) 참여를 허락받는 것은557) 그리스도께 큰 죄를 범하는 일이다.


30장 교회 권징

1. 주 예수님께서는 자기 교회의 임금이시요 머리로서 국가공직자와는 구별하여 교회 직원들의 손에 치리를 맡기셨다.558)
2. 이 직원들에게 천국의 열쇠를 맡기셨는데, 그들은 이 열쇠로써 정죄하기도 하고 사죄할 수도 있으며, 회개하지 않는 자에게 말씀과 권징으로 천국을 닫고, 회개한 죄인에게는 필요에 따라 복음의 사역과, 권징의 해벌로 천국을 열어 줄 권한을 가진다.559)
3. 교회의 권징은, 과오를 범한 형제를 교정하여 다시 얻기 위함이며, 다른 이들이 같은 과오를 범하지 않도록 방지하며, 누룩이 온 덩어리에 퍼지지 않도록 제거하며, 그리스도의 명예와 복음에 대한 거룩한 고백을 옹호하며, 또 하나님의 언약과 그 언약의 인(印)들을 사악하고 완악한 범죄자들이 더럽히도록 교회가 방치할 때, 교회에 임할 하나님의 진노를 막기 위하여 필요하다.560)
4. 이 목적을 보다 효과적으로 이루기 위하여 교회의 직원들은 범죄의 성격과 죄인의 과실을 고려하여 권계, 일시적 수찬 정지, 출교 조치 등을 취하여야 한다.561)


31장 대회와 공회의

1. 보다 나은 치리와 교회를 더 잘 세우기 위하여 일반적으로 대회 또는 공회의라고 불리는 회의가 있어야 한다. 개체 교회의 감독자와 다른 직분자들은 파괴가 아니라 교회를 세우도록 그리스도께서 그들에게 주신 그들의 직무와 권세에 의해 이런 회의를 소집하고, 교회의 유익을 위하여 마땅하다고 판단될 때마다 회의에 참석하여야 한다.562)
2. 대회와 공회의의 직무는 다음과 같다. 즉 믿음에 관한 논쟁을 판단하며, 하나님께 드리는 공예배와 교회의 치리를 더 잘 정비하는 데에 필요한 법칙과 지침을 제정하고, 행정 오류에 대한 불평들을 접수하여 권위 있게 재판한다. 법령과 결정 사항은 하나님의 말씀에 부합하는 한, 존경과 복종의 자세로 받아야 하는데, 이것들이 말씀과 합치되기 때문만이 아니라 그것들을 결정한 권세 연고로도 하나님의 규례 곧 말씀으로 그렇게 정한 규례로 받아야 한다.563)
3. 모든 대회나 공회의는 사도시대 이후부터 총회이든 지방회이든 간에 오류를 범할 수 있었고 많은 회의들이 실로 오류를 범하였다. 그러므로 회의를 믿음과 생활의 법칙으로 삼지 말고, 믿음과 생활의 보조 수단으로 사용하여야 한다.564)
4. 대회와 공회의는 교회적 사안만을 다루어야 한다. 비상시국에 겸허한 청원이나 국가 공직자의 요청을 받아 양심상 행하는 조언 외에는 국가와 연관된 시민적 사안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565)


32장 사람의 사후 상태와 죽은 자들의 부활

1. 사후에 사람의 몸은 티끌로 돌아가 썩지만,566) 그들의 영혼은 죽거나 자는 것이 아니라 불멸의 존재이기 때문에 그것을 주신 하나님께 즉각 돌아간다.567) 의인들의 영혼은 거룩하여 완전하여졌기 때문에 지극히 높은 하늘로 영접함을 받아 그곳에서 몸의 완전한 구속을 기다리면서,568) 빛과 영광 중에 계시는 하나님의 얼굴을 뵙는다. 악인들의 영혼은 지옥에 던짐을 받아, 거기서 고통과 극심한 암흑 중에 갇혀 대심판의 날까지 대기하고 있다.569) 이 두 장소 외에는 성경이 몸으로부터 분리된 영혼을 위해 인정하는 장소가 없다.
2. 세상 끝 날에도 여전히 살아 있는 자들은 죽지 않고 변화된다.570) 이미 죽은 자들은 모두, 몸이 비록 다른 성질을 갖게 되겠지만 다시 자기들의 영혼과 영원히 결합한 이전의 같은 몸으로 부활한다.571)
3. 불의한 자들의 몸은 그리스도에 의해 다시 살아 치욕을 당하며, 의인들의 몸은 그리스도의 성령께서 다시 살리셔서 존귀하게 된다.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몸과 같아진다.572)


33장 마지막 심판

1. 하나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의로 세상을 심판하실 날을 정하시고,573) 그분은 아버지로부터 모든 권세와 심판권을 받으셨다.574) 그날에, 배도한 천사들이 심판을 받을 뿐 아니라,575) 땅 위에 생존했던 만민이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나아가서 그들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직고하며, 선이든 악이든 그들이 몸으로 행한 바를 따라 보응을 받을 것이다.576)
2. 하나님께서 이날을 정하신 목적은, 피택자들의 영원한 구원으로는 자기의 자비의 영광을, 악하고 불순종한 유기자들(버림받은 자)의 심판으로는 자기의 공의의 영광을 드러내시기 위함이다. 그때 의인들은 영생으로 들어가서 주님의 임재로 인하여 임할 희락과 위안을 충분하게 받는다. 그러나 하나님을 알지 못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순종하지 않은 악인들은 영원한 고통에 던져질 것이요, 주님의 임재와 그분의 영광스러운 권세에서 쫓겨나서 영원히 멸망당하는 형벌을 받는다.577)
3. 그리스도께서는, 만인을 죄에서 떠나게 하실 뿐만 아니라 역경에 처한 신자들을 더 크게 위로하실 목적으로도 심판날이 있다는 사실을 우리가 확실하게 납득하게 하셨듯이,578) 또한 그날을 만인에게 감추어 두시어 주님께서 오실 시점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들이 모든 육신적 안심을 떨쳐버리고 항상 깨어서 “아멘 주 예수님 오시옵소서, 속히 오시옵소서”를 외칠 준비를 항상 하게 하신다.579)


34장 성령 하나님

1. 삼위일체 중 제 삼위이신 성령은580) 아버지와 아들로부터 나아오시며,581) 권세나 영광에서 한 본체시며 동등하시고,582) 아버지와 아들과 더불어583) 모든 시대를 통하여 믿음과 사랑과 복종과 예배를 받으시기에 합당하시다.584)
2. 그분은 생명의 주님이시며 생명을 주시는 분이시고,585) 무소부재하시며,586) 사람의 모든 좋은 생각과 순결한 욕망과 거룩한 협의의 근원이시다.587) 선지자들은 그분의 감동을 받아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였고,588) 모든 성경 기자들도 영감을 받아 하나님의 생각과 뜻을 무오하게 기록하였다.589) 그분은 특히 복음 전파를 위임 받았다.590) 복음 전파의 길을 예비하시고,591) 설득력을 지니고 동행하시고, 사람의 이성과 양심에 메시지를 강권하니,592) 이 때문에 복음의 자비로운 제시를 거부하는 자들은 변명할 여지가 없으며 나아가 성령을 거역하는 허물을 범한다.593)
3. 성부께서는 간구하는 모든 이들에게 성령을 항상 기꺼이 주시기를 원하시며,594) 이 성령은 구속의 적용에서 유일하고 유력한 대행자이시다.595) 그분은 자기 은혜로써 사람을 거듭나게 하시며,596) 그들에게 죄를 확신시키시고, 감동받아 회개하게 하시며,597) 믿음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도록 설득하시고 영접할 힘을 주신다.598) 또한 모든 신자들을 그리스도와 연합하게 하시며, 그들 중에 보혜사와 성화주(聖化主)로 내주하시며,599) 양자(養子)와 기도의 영을 주시고,600) 모든 은혜의 직무를 수행하시사 그들을 구속의 날까지 거룩하게 하시고 인치신다.601)
4. 성령의 내주로 모든 신자들은 머리이신 그리스도와 생명력 있게 연합하였기 때문에 그분의 몸인 교회에서 서로 연합한다.602) 그분은 사역자들을 불러 거룩한 직무로 기름 부으시며, 교회의 다른 직원들에게 그들의 특별 사역에 걸맞은 자격을 갖추게 하시며,603) 다양한 은사와 은혜를 그 지체들에게 나누어 주신다.604) 또 말씀과 복음의 규례가 효력을 갖게 하신다.605) 성령 덕분에 교회는 보존 받으며, 왕성해 가고,606) 정화되며, 종국에는 하나님 앞에서 완전히 거룩하여질 것이다.607)

35장 하나님의 사랑과 선교의 복음

1. 하나님께서는 무한하고 완전하신 사랑 가운데서608) 주 예수 그리스도의 중보사역과 희생을 통하여 은혜언약으로, 버림받은 온 인류에게 충분하고 다 적용되는 생명과 구원의 길을 준비하셨고,609) 이 구원을 복음으로 만인에게 값없이 주신다.610)
2. 복음에서 하나님께서는 세상을 향한 자기의 사랑과 만인이 구원 받기를 열망하신다는 사실을 선포하시고,611) 구원의 유일한 길을 완전하고 분명하게 계시하시고,612) 참으로 회개하고 그리스도를 믿는 만인에게 영생을 약속하시고,613) 제시한 자비를 만인이 영접하라고 초청하시고 명하시며,614) 말씀과 함께 동행하시는 성령으로 말미암아 자기의 은혜로운 초청을 받아들이라고 강권하신다.615)
3. 복음을 듣는 자마다 이 자비로운 선물을 즉각 받아들일 의무와 특권을 지닌다.616) 회개하지 않고 불신앙 가운데 머무는 자는 허물을 더 악화시키고 스스로의 과오 때문에 멸망한다.617)
4. 복음에 계시된 길 외에는 달리 구원의 길이 없으며,618) 하나님께서 제정하신 은혜의 정상적인 방법상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 믿음이 생겨나기 때문에,619) 그리스도께서는 교회에게 온 세상으로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으라고 위임하셨다.620) 그러므로 모든 신자들은 기독교의 규례들이 이미 정착된 곳에서 그 규례들을 파수하며, 기도와 헌금과 직접 수고로 온 땅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나라가 확장되도록 이바지하는 의무를 지고 있다.621)